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고대부터 근대까지 유럽 건축 흐름

by 일상한숟갈 2026. 1. 15.

고대부터 근대까지 유럽 건축 흐름
고대부터 근대까지 유럽 건축 흐름

유럽의 건축물들을 보면 그냥 아름다운 구조물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된다. 그 안엔 당대 사람들의 생각, 기술 수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갔는지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부터 쌓아 올린 고전 건축의 전통은 중세로 넘어오면서 종교라는 거대한 축을 중심으로 재편됐고, 다시 근대에 접어들며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지면서 건축도 함께 변했다. 지금 우리가 유럽 도시를 걸으며 마주하는 풍경들은 바로 이 긴 여정의 결과물이다. 이번 글에서는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유럽 건축이 어떤 과정을 거쳐 변해왔는지, 핵심만 추려서 쉽게 풀어보려 한다.

고전 건축의 시작과 그리스·로마 건축

유럽 건축의 뿌리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 향하게 된다. 그리스인들에게 건축이란 단순히 공간을 만드는 일이 아니었다. 그들은 비례와 조화를 무엇보다 중시했고, 심지어 인간의 몸 비율을 건물 설계에 반영하려 했다. 도리아식, 이오니아식, 코린트식으로 나뉘는 기둥 양식도 그저 장식용이 아니었다. 구조적 안정성과 시각적 아름다움을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치밀한 계산이 담겨 있었다. 신전을 지을 때 보이는 좌우 대칭 구조나 수평으로 안정감을 주는 디자인은 이후 수천 년 동안 유럽 건축의 기준점이 됐다.

로마는 그리스가 만든 미학적 틀을 받아들이면서도 기술적으론 훨씬 더 앞서 나갔다. 아치 구조나 볼트, 돔 같은 걸 적극 활용하면서 이전엔 상상도 못 했던 규모의 공공건물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제국의 위상을 눈으로 확인시키는 수단으로도 건축이 활용됐다. 콜로세움이나 판테온 같은 건물들을 보면 당시 로마인들이 구조 설계와 공간 활용에서 얼마나 뛰어났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특히 콘크리트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건축 설계의 자유도가 확 넓어졌고, 이건 중세는 물론 근대 건축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고전 건축이 중요한 건 단지 오래됐기 때문이 아니라, 유럽 건축 전체를 관통하는 합리성과 질서의 뼈대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중세 건축의 발전과 종교 중심 구조

서로마 제국이 무너진 뒤 유럽 건축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중세 초반에 나타난 로마네스크 건축은 벽이 두껍고 창문은 작으며, 반원형 아치를 쓰는 게 특징이다. 방어적인 느낌이 강한데, 당시 사회가 얼마나 불안정했는지를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수도원과 교회가 건축의 중심이 됐고, 내부는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였지만 구조 자체는 든든했다.

그러다 등장한 게 고딕 건축이다. 중세 건축에서 혁신이라 불릴 만한 변화를 가져왔다. 첨두 아치와 플라잉 버트레스라는 구조 기법 덕분에 벽이 받는 하중을 분산시킬 수 있게 되면서, 천장을 높이 올리고 창문도 크게 낼 수 있었다. 그 결과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가득 찬, 수직으로 쭉 뻗은 공간이 완성됐다. 이건 단순한 건축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신의 존재를 빛과 높이로 표현하려던 시도였다. 노트르담이나 샤르트르 대성당 같은 건물들은 중세 사회에서 종교가 얼마나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중세 건축은 기술과 신앙이 맞물려 만들어낸 유럽만의 독특한 문화적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근대 건축으로의 전환과 르네상스 이후 흐름

근대 건축의 출발은 르네상스에서 시작된다. 르네상스 시대 사람들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건축을 다시 꺼내 들여다보면서 인간 중심의 사고를 건축에 녹여냈다. 비례, 균형, 원근법 같은 요소들이 다시 중요해졌고, 건축물의 성격 자체가 신을 위한 공간에서 인간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었다. 피렌체 대성당에 있는 돔 구조는 기술적으로도 대단한 도전이었고, 동시에 고전적 아름다움을 실현한 사례로 꼽힌다.

이후 바로크 건축은 르네상스가 만들어 놓은 질서 위에 역동성과 감정을 더했다. 곡선을 많이 쓰고 장식도 화려하며, 공간을 극적으로 연출해서 권력과 종교의 위엄을 드러내려 했다. 절대왕정 시대의 정치적 배경과도 깊이 연결돼 있다. 근대 초기로 넘어오면서 신고전주의 건축이 등장하는데, 이때는 다시 단순함과 고전적 질서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돌아선다. 산업화 시대의 합리적 사고방식이 반영된 결과다. 이런 흐름 속에서 유럽 건축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 변화에 맞춰 계속해서 다시 해석됐고, 그게 오늘날 유럽 도시들이 가진 깊이 있는 역사적 풍경을 만들어낸 거다.

결론

유럽 건축은 고대의 질서와 비례에서 출발해, 중세의 신앙 중심 구조를 거쳐, 근대의 인간 중심 사고로 이어지며 한 단계씩 발전해 왔다. 각 시대의 양식은 끊어진 게 아니라 서로 연결되면서 진화했고, 이게 바로 유럽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핵심 열쇠가 된다. 유럽을 여행하거나 건축물을 감상할 때 이런 흐름을 알고 보면, 똑같은 건물도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올 거다.